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은 분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이 용어는 단순히 간에 지방이 끼는 수준을 넘어서, 심혈관질환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경고를 의미합니다.
최근 대규모 연구를 통해, 이 질환이 심혈관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가 명확히 밝혀졌습니다. 특히 이 질환이 지속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무려 57%나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순한 지방간이 아니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이유가 분명해지는 대목이죠.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란?
예전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이 질환은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등 대사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FLD,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나라 성인 약 30%가 이 질환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며, 단순한 간 건강 문제를 넘어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은 얼마나 클까?
연구진은 약 730만 명의 국가 건강검진 데이터를 12년간 추적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지속된 경우, 질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57% 증가했습니다.
- 새롭게 발병한 경우도 28% 위험 증가가 확인됐습니다.
- 반대로, 이 질환이 개선되면 심혈관 위험이 16% 감소하는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심혈관질환 발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위험인자’가 몇 개인지에 따라 위험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위험인자 5가지, 그리고 그 조합
연구에 따르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있는 환자가 다음 5가지 위험인자 중 1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합니다:
- 과체중 또는 복부비만
- 고혈압
- 고혈당
- 낮은 HDL 콜레스테롤
- 높은 중성지방 수치
예를 들어, 위 조건을 5개 모두 갖춘 경우는 단 1개인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2배 높았습니다. 이 5가지를 계속 유지하면 위험은 2.6배까지 상승하게 됩니다.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예시
사례로 보면, 45세 직장인 김씨는 3년 전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을 처음 진단받았고, 당시에는 아무 증상도 없어 그냥 지나쳤습니다. 이후 고혈압과 당뇨가 생겼고 체중도 증가하면서 최근 다시 건강검진을 받았더니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졌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김씨처럼 증상이 없다고 방심하다가 뒤늦게 문제를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면, 단순한 간 건강 문제로만 넘기지 말고 전반적인 대사 상태를 점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론: 지방간, 가볍게 여기면 안 됩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단순한 ‘간 문제’가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주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과 겹치면 위험도는 훨씬 더 커집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건,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과 치료를 통해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함께, 복부비만 관리, 식습관 조절, 꾸준한 운동 등은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 첫걸음이 됩니다. 간 건강은 곧 심장 건강이라는 인식을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